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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현존(presence) 또는 존재감(sense of being)에 몰입하는 명상의 최대 이점은 일체의 잡념이 잦아든다는 점입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고 말했는데, 명상에서도 그와 비슷한 방법이 사용됩니다. 모든 생각의 원점은 자기가 있다는 존재감이기 때문에, 그 존재감 자체에 또렷하게 초점을 맞춘 채 머무를 수 있다면 생각이 애당초 출발을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좌표를 찍지 않고 원점에 머무르는 거죠. 마치 텅 빈 모니터에 깜빡이는 커서 처럼 말입니다. 이것이 '자기 자신을 안다'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어떤 친구는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의 취향이 어떤지, 내가 어떤 캐릭터의 사람인지를 아는 것으로 생각하더군요.. 더보기
‘잘’ 잘 넘어지는 거란건 없다. 그건 낙법이지, ’잘‘을 상정 할 경우 진정한 넘어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느닷없이 넘어지고 준비 없이 넘어지고 꽥 넘어져야만 넘어지기 전과 넘어진 후의 세계가 달라지는 법이다. 넘어진다면 필히 어딘가 고장 나야만 진정한 넘어짐이다. 골절 같은 고장일터 그건 정신적인 고장이어야 하기에 준비된 잘 넘어지는 거란 건 없다. 예측 가능성 높은 미학도 없다. 미학은 늘 예측 불가능성의 편이다. 더보기
베넷 "랑시에르의 인민(demos)과 베넷이 말하는 물질의 생명 사이의 대응은 인상적이다. 랑시에르가 인민을 특정한 신체를 넘어서는 초과로 묘사하듯이, 베넷 역시 물질의 생명을 “어떤 특정의 신체와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약동하는 활기 또는 파괴적이면서 창조적인 힘-존재”로 묘사한다. (베넷 2020: 148-149)" "랑시에르의 인민은 기성의 정치질서에서는 감각되지 않던 것을 감각되게 만듦으로써 셈해지지 않은 이들을 위한 정치적 공간을 개방한다. 마찬가지로 베넷 또한 못 느끼던 것을 느끼게 만드는, 언제나 인간의 의도와 통제를 다소간 벗어나는 비인간의 힘을 강조해왔다. 인민이 베넷의 물질적 생기의 인간 버전이라면, 물질적 생기는 인민의 물질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랑시에르는 인민 개념을 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