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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계는 강력한 장치다. 많은 임상심리학자나 상담사들은 개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저러한 기술이 아니라 관계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어떤 개입도 그 개입이 통할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고, 반대로 관계를 제대로 맺기만 하면 어떤 개입도 마법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명성이나 권위 같은 게 먹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명성이 드높고 권위가 강력하다는 것은 개입이 통할 만한 관계를 이미 벌어두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흔히 말하는 라포와는 다른 것으로, 개입과 치료를 위해 그때그때 상대에 따라 '발명'해내야 하는 것에 가깝다. 관계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관계는 다른 모든 것들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강력하게 작용하는 관계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바로 그 .. 더보기
신유물론 ‘…오히려 우리는 정신이라는 위대한 속성을 탄생시킬 만큼 물질이 그 자체로 경이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물질로 만들어진 이 세계는 이러한 물질의 경이로운 힘과 혼종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이렇게 양가적이고 복잡하며 혼종적인 물질의 능동성, 역량, 행위성에 주목하는 존재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더보기
기억 기억은 과거의 재현이지만 과거를 재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것이지만 과거를 '위한'것은 아닌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기억은 오히려 미래를 위한 것이다. 기억의 내용은 미래의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기 위해 언제나 재구성된다. 미래를 위해서라면 기억은 언제든 과거를 배신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억은 역사를 만들지 않으며, 미래를 만들 뿐이다. 기억은 '탈역사적 운동'이자 목표에 종속된 시뮬라크르인 셈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은 그런 시뮬라크르를 끊임 없이 출력하고있는 '생성 자연지능'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