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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하나, 근대화로의 이동


 취화선을 크게 들여다보면 근대화라는 개화시기에 맞물려 있는 장승업의 일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장승업의 인간적 내면 고뇌를 그릴 것인가, 아니면 체제에 포섭 되어있는 즉, 시대상에 종속된 장승업을 보여 줄 것인가, 라는 것이 내게 보여지는 큰 갈래이다. 주변인물의 설정은 흥미롭게도 김병문은 개화파 지식인으로 그려지고 매향은 천주교 신자로 등장한다. 둘은 근대화 진입해 있는 인물임에 반면 장승업은 전근대적 인물로 보여진다. 이에 감독의 시선은 근대화의 부정으로 보이기도 하고 사회에 포섭되지 않은 아나키적 예술가의 모습과 예술적 고뇌에 시선을 맞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병문은 장승업에게 개화파 관점에서 계몽주의적이며 그림은 민중의 삶과 닿아있어야 한다하는데 마치 샤르트르가 말하는 예술은 민중에게 전달되어져야 한다는 참여문학의 성격과 같다. 선경에서 진경으로, 관념론에서 리얼리즘으로 현실을 반영해야한다는 김병문의 권고는 장승업에게 끝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영화에서 김병문은 이데올로기적인것에 반해 장승업은 현실에 속하지만 무정부주의적 태도와 밖으로 무작정 나가는 모습이 자주 비추어지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장승업은 그림 안의 그림으로 체제와 무관하게 내면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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