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xt

첫경험


_이렇게 아픈 경험은 처음이었다. 

_간염 초기증상이 감기와 닮아있어 자가진단으로 감기약을 위가 상할때까지 목에 들이 부었다. 웬만하면 약을 먹지않아 약에 관한 면역력이 없어 한방이면 멀어져갔던 감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아지지 않는 불가사의한 체험을 2주동안 하게 되었다. 

_간염이라는 걸 몰랐던 잠복기에 동네 내과를 찾아갔다. 이리저리 보더니 감기기운은 많이 떨어졌는데 위가 많이 상했다며 주사 맞고 한주 더 감기약과 더불어 위장약을 먹게 되는 명백한 오진을 경험하게 되었다. 불가사의한 체험은 한주가 더 계속되었다.  

_위염, 장염을 겪어보았지만 간염이라는 것 때문에 중 고등학교 개근상을 받았던 내가 직장을 2주동안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어지간만한 몸상태면 이끌고 나가는 나로선 개근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처음겪는 일이기도 하다. 

_항상 아픈것과 음식을 먹는 행위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던 내가 장에 들어온 음식물 전부를 토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순대국도 이제는 생각만해도 역하다.

_종합병원에 오기라도 하는 날이 있으면 수납창구에서 결제하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내가 아닌 직접 창구직원의 안내대로 익숙하지 않게 엄청난 지불을 하는 것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_높아지는 황달지수에 심슨이 되어간다. 

_밤을 지새고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든든한 후원자였던 간의 파업신고.

_쾌차하라며 안부연락 준 친구들 덕분에 나아지고 있어 히키코모리에서 벗어나 황달끼고 외출이 가능해졌다. 부재한 줄만 알았던 인간관계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에 감동.  

 

't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놈의 삐리리  (0) 2008.11.30
광인! 그 자체가 진실이다.  (0) 2008.11.17
strida 5.1  (3) 2008.08.30
화합이 아닌 분열  (0) 2008.08.10
동시에 일어난 화합과 불화  (0) 200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