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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밝혀준 낯설지만 신기한 한국 _우리나라 특유의 정감적 집단의 형태. 인과관계는 감성으로 덮어두자. _놀이공간을 찾은 축제적인 집단과 저항적인 집단이 혼재된 비빔밥 집단. 어린 학생들은 촛불시위에 안가면 왕따가 된다니 서로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학원 불사하고 집결한다. 물론, 그들에겐 그 자리에 왜 앉았는지 논리를 잃어버리지 않은 학생도 있을터, 하지만 4월 시위 둘째날 '동방신기 오빠와 결혼해야되니까 일찍 죽기 싫어욧!' 외치자 놀랍게도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그 놀라운 호응에 나는 실소를 금치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같은날 특정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시위는 뒷전이고 정부와 내각, 이명박 탄핵을 외치는 급진적인 자유발언도 이어졌는데 시민들은 광우병이 아닌 졸지에 이명박을 죽여야되는 상황에 혼란스러.. 더보기
몸이 낙하한다 산산조각이 난다. 높은 건물을 보면 위에서 무엇인가 떨어지지 않을까 두렵다. 그게 사람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 앞에 모두를 잠에서 깨울 것 같은 큰 소리로 떨어져 온 몸이 뒤틀려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이다. 고통이라는 소리를 입 밖에 내지도 못하는 큰 고통은 이미 그, 그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혹시나 해서 위를 올려다 본다. 언제나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아파트는 고요하다. 더보기
낡은 것에 대한 집착 내 방 침대에서 누워서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낡은 것에 대한 집착이다. 그것이 유용하지 않거나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달라지고 있는 내 삶의 유형 때문에 손에서 멀어진 것 뿐 누구 탓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무언가를 찾을 때 방 안 구석을 뒤지다 보면 한동안 손에 떨어져 있던 낡은 것이 ' 이봐, 이제서야 찾아왔군. 예상보다 백일하고도 이십칠일 세시간은 늦었군.' 하며 그 주위에는 담배꽁초가 잔뜩 쌓인 기다림에 지친 자락을 보여주곤 한다. 물리적으로는 그런 뉘앙스가 먼지로 대신 답을 해주겠지만 나는 그런 부분에 새삼스러운 감동을 받아 그 당시 있었던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 오늘도 역시 낡은 것에 대한 투쟁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유용하지 않고 쓸모가 없다라는 주장을 피력하며 나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