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가을 공기가 무색하게 선배는 영진위에 떨어지고 다른 친구는 공연이 엎어졌다. 공만 보이는 세계에서 고통은 제거된다. 같은 곳, 같은 자리에서 한숨에 눈을 감으며 반대편을 가르킨다. 하지만 비어있다. 대단한 건 언제나 없다. ‘모르겠고 내일은 데이트나 해야지’ 더보기 한심 끼리끼리 다니다 헐뜯고 다시 모여든다. 연인이든 친구든 하찮게 영원을 맹세한다. 부딪히고 뚫고 지나가지 않는 이상 사랑, 우정 운운하면서 10년 20년을 외치며 살아갈 것이다. “안타깝지만 인간은 행복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팩트는 우리가 환희와 쾌락 속에 머물지 않고 고통을 통해 더 개선되게 하는 것이 진화의 본질이라는 거죠. 다소 암울한 이 진실을 받아들이면, 담담한 희망의 여정이 시작될 겁니다.” 관계는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맺는 게 아니라 수많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맺는 것이다. 더보기 8월 19일 쾌청 고개를 숙여 미소를 짓고 손을 잡는다. 선선한 공기가 옷 사이로 지나간다. 들리는 말씨가 너무 예쁘다. 동네 형이 멀리서 바라보다 직접 연기했던 영화의 대사를 나에게 다가와 건넨다. 마침내.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