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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은 택시처럼 빠르다.
술만 먹으면 입에서 씨발이 떠나질 않고
그리하여 만나게 되었다.
몇년만이더라, 내가 군대가기 전에 봤으니까 근 오년만이었다.
친구들은 다 떠났다고 하더라.
하긴 내가 아는 녀석은 그 녀석 전화번호를 차단해 놓은 정도니까.
팬티만 입은채로 뛰어나오는 그런 녀석이니까.
모든게 그렇듯 시간은 그 녀석 몫이다.
역사는 현재의 몫이다.
history
hestory
그의 이야기는 그 녀석 몫이다.

해결하려고 만난건 아니다.
해결될 것도 없었다.
마침표가 있었으면 전화로도 가능하다.
우리는 예전의 것만 더듬어 올라갔다. 식어가는 곱창 앞에서
그 녀석이 그런다.
"이제 나 안만나러 올거잖아."
대답은 안했다.
할 필요도 없었다.
반갑긴 반가웠다보다.
편의점에서 소주 한병만 사려고 했는데
억지부리며 두병을 집는걸 보면...
예상했지만 소주 한병도 못 먹었다.
침묵이 올때마다 난 그 새끼 멱살을 잡고 싶었다.
어느 영화에서는 천사가 지나간다지만 천사의 시간치곤 꽤나 곤욕스럽다.
그래서 다시 찾는게 계란 후라이 안주였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는 것이다.
곤란한 상황에서는 요리다.

지금까지도 술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그 녀석 집에서 자려고 했지만 우리집을 찾았다.
어떻게 중곡역을 찾아갔으며
지하철이 어떻게 내 몸을 싣고 왔는지 내 머리 맡의 이만원은 출처가 불분명하다.
그 녀석 만나기전에 노래방에 갔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불렀다.
웃기는 소리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한 사람의 삶을 70년이라고 치고
반을 뚝 잘라 제로에서 35년
70년에서 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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