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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둘


_아이폰에 며칠동안 푹빠져서 블로그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아이폰과 나의 미디어 합일은 생활양식을 뒤바꾸어 놓았다. 개방형 소셜 네트워킹의 그간의 근거없는 거부를 아이폰이 나를 돌려세웠고, 마치 붉은 십자가를 짊어진 듯 찬양하며 복음하고 다닌다.

_몇가지 복잡했던 아이폰의 원격제어의 문제를 해결했다. 밖에서도 집 컴퓨터 제어가 가능해졌다. 24불이 조금 넘는 돈의 RDP를 구입하려 했으나, 다행히도 짐승같은 구글링과 광클릭으로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구할 수 있었다. 술값은 아까워하지 않지만 어플을 살때 망설여지는 소심한 클릭때문에 사실 탈옥의 유혹에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탈옥에 대한 KT 향후의 a/s가 이내 이성을 찾게 해주었다.
 
_어플리케이션을 작동하는 아이폰의 액정에 비친 눈이 흡사 나르시시스가 호수에 비친 자신을 봤을 때 그 눈을 연상하며 자본주의와 신화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_아이폰때문에 아차싶은 순간이 들었다. 역시 나라는 인간은 프로그래밍 당하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구나,라는 각성에 어플리케이션이라도 개발해보려는 마음으로 관련 서적을 검색해보았다. 하지만 간단하지만 않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눈을 잠시 돌리는 중 문학동네에서 따끈한 문학전집을 내서 놀란 마음에 목록을 살펴보았다. 검색 된 목록에 절판된 미시마 유키오 <가면의 고백>에 탄력을 받아 서점에서 들었다 놓았다 수없이 반복한 한윤형의 책과 도킨스 신작을 카트에 넣었다. 결제창을 바라보며 '그래, 사람은 책을 읽어야지.' 잠시나마 공학도의 꿈은 뜻 밖의 발견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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