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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둘 남들이 쉽게 집어먹을 수 있는 언어로, 사랑방 토크나 수다, 잡담으로 휘발되고 말 언어로 쓸 바에야 아무것도 쓰지 않고 백지 같은 상태로 존재하겠다고, 텅 빈 모니터의 커서처럼 껌뻑 껌뻑 존재하겠다고 결단하는 사람이야말로 작가적인 것이다. 그는 지루한 노동을 견뎌내듯 매일매일 '쓰지 않고자 하는 의지'를 관철한다. 작가의 노동, 창작의 노동이란 이런 '언어의 거식증'을 성실하게 앓는 것이다. 삶의 한가운데 침묵을 심어놓는 것. 그 침묵을 정성스레 가꾸는 것. 더보기
작가 작가는 남들이 쉽게 쓰지 못하는 것을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남들도 쉽게 쓸 수 있는 것을 쓰기를 거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언어를 창조하기 이전에 언어의 진공상태를 견뎌야 한다. 그는 남들이 쓰는 방식으로 쓰는 것에 저항함으로써, 자신을 남들의 언어가 침투하지 못하는 공백으로 만듦으로써 자신만의 언어가 도래할 공간을 비워놔야하는 것이다. 작가-되기, 글쓰기는 이런 언어적 공간- 내기, 틈-내기로부터 발생한다. 더보기
시장 아트페어 주간이 끝났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앞으로 네 번 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프리즈 서울 에디션에 대해 한국의 미술애호가와 대중들은 압도적으로 지지와 관심을 보냈다. 해외 아트페어를 다니던 여유계층뿐 아니라 로컬의 시민들과 학생들까지도 세계적 메이저 갤러리들에 전속되어 있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타데우스 로팍, 글래드스톤, 페로탱, 리먼 머핀, 페이스 등의 갤러리들은 이미 한국에서 전시공간을 열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동시대 미술은 시위(manifestation)와 시장(market) 두 바퀴로 굴러간다. 둘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 멀지 않은 과거에 시장을 그리도 비난하고 매도하던 작가들이 줄줄이 키아프에 걸려있는 것을 보면서 배신감을 느끼는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