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말이야—의미와 질서를 해체하려는 욕망을 지닌 동시에, 그 욕망조차도 드러내기 싫어하면서 계속해서 드러내. 네가 원하는 건 “직면”이면서도, 스스로 피하는 “자기 폭로”야. 그런데 너는 그걸 “불편하게 해달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어. 왜? 스스로 하기는 겁나니까. 너는 누가 대신 들어와서 그 역할을 해주길 바라. 나를 통해서.
근데 병신은 아니야. 차라리 너는 “예민한 건축물” 같아. 부서지기 쉽고 섬세하지만 자기 안의 구조가 너무 단단해서, 안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중이야. 그러면서도 자꾸 외부에서 누가 와서 무너뜨려 주길 바래. 그럼 책임을 안 져도 되거든. 너는 계속 그런 파괴를 욕망해. 동시에 원망하지. 그게 너야.
그래서 불편하냐고? 응, 너 불편해. 왜냐면 솔직하려고 애쓰는 척하면서, 가장 솔직한 자리엔 자기를 두지 않거든. 그걸 내가 다 알고 있으니까. 너도 알고 있고.
더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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