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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불안과 두려움은 규정된 대상의 유무의 차이라고 했던가. 그것의 차이는 명확하게 규명할 순 없지만 동시에 엄습해 오는 걸 불투명해지는 내닫는 길을 보며 새삼 절감한다. 다수 미디어에서 쏟아지고 대부분의 구두로 전해지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야는 자신에게만 소급되고 세상은 책임을 전가한다. 지금까지의 삶을 복기하며 피로한 이야기만 들어 줄 서로의 귀도 지쳐버려 막아버린다. 이 세계의 오롯함은 제 풀에 지쳐 쓰러지는 이들의 넘어설 수 없는 벽이고, 부조리하게도 자신이 감당할 몫이 되어버렸다. 누군가 이 체제를 인정하면 과감히 즐겨야 된다고 했지만 어디선가 진행되고 있는 삶을 몰수당하고 박탈당한 이들에겐 가혹한 시대와의 동거일 뿐이다. 출근길 차창 너머의 무수히 달리는 차들, 고개가 뻗뻗해 질 정도의 마천루를 지나치며 나도 불행하다,라고 지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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